목양칼럼 3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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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칼럼

136개의 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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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멈출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멈출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길을 달리다 보면 수많은 교통 표지판을 만나게 됩니다. “일방 통행,” “앞에 급커브,” “속도를 줄이라”는 표지판은 우리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 표지판을 무시하면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우리를 지켜주기 위해서 놓여 있는 것입니다. 운전할 때 경고를 무시하면 차가 부서지고 생명을 잃을 수도 있듯, 우리의 인생 여정에도 수많은 경고가 존재합니다. 몸도 마찬가지입니다. 작은 통증, 잦은 피로, 예기치 못한 신호들은 “잠시 멈추어라, 조심하라”는 몸의 외침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무시하다가 병을 키우고 맙니다. 마음도 그렇습니다. 때로는 양심의 소리, 성령의 음성, 말씀을 통한 경고가 우리를 향해 속삭입니다. “그만해라. 이 길은 위험하다. 돌이켜라.” 그러나 우리의 욕심이 그것을 덮어버리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성경은 이런 경고를 단호히 말씀합니다. 하나님은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보호하기 위해서 “경계선(boundary)”을 주셨습니다. 그 경계를 벗어나는 것을 성경은 “죄”라 부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결코 우리를 억누르려는 규제가 아니라, 참된 자유와 생명을 누리게 하는 안전망입니다. 지혜자는 이렇게 고백합니다.“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 스스로 지혜롭게 여기지 말지어다 여호와를 경외하며 악을 떠날지어다”(잠언 3:6-7).“범사에”라는 말씀은 우리의 인생 전 영역을 포괄합니다. 크고 작은 결정, 영적인 문제뿐 아니라 일상의 선택까지도 하나님께 묻고 멈출 줄 아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멈출 줄 아는 용기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이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때로는 멈추는 것이 더 큰 용기입니다. 내 욕심과 고집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경고 앞에서 멈추어 설 줄 아는 것이 참된 지혜자의 길입니다. 자동차 브레이크가 안전의 가장 중요한 장치이듯, 신앙의 여정에도 브레이크가 필요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말씀, 성령의 깨우침, 신앙의 공동체를 통한 권면이 바로 우리의 브레이크입니다. 이를 무시하지 않고 제때 멈추어 설 줄 아는 사람은 결국 더 멀리, 더 안전하게 갈 수 있습니다. 2025년 9월 28일 박일룡 목사 
    2025.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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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3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落葉)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謙虛)한 모국어(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이 오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시가 있습니다. 바로 김현승 시인의 「가을의 기도」입니다. 시인은 낙엽이 지는 계절, 인생의 덧없음을 마주하며 겸허히 절대자를 향해 기도합니다. 그 기도는 단순한 형식의 기도가 아니라, 사랑을 선택하고, 내면을 깊이 성찰하며, 홀로 서는 영혼의 길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낙엽이 지듯 생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래서 가을은 단순히 계절의 전환이 아니라,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영원을 바라보게 하는 특별한 때입니다. 하지만 남가주에서는 여전히 녹음이 짙고, 선선한 바람보다는 뜨거운 햇살이 강해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 쉽지 않습니다. 낙엽이 발길에 쌓이고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이 주는 고요한 성찰의 시간이 우리에게는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자연의 계절이 아니라 마음의 계절입니다. 겉으로는 여전히 여름 같아도, 우리 마음속에 가을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바쁘게 달려가던 걸음을 멈추고, 하루를 채우는 분주한 일을 잠시 내려놓고, 우리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해질 무렵, 커피 한 잔 혹은 차 한 잔을 손에 들고 공원 벤치에 앉거나 바닷가에 서서 고요히 숨을 고를 때, 우리 마음에도 가을이 찾아올 것입니다. 그때 우리는 김현승 시인의 기도처럼, 겸허하게 기도하고, 한 사람을 향한 사랑을 지키며, 홀로 설 줄 아는 영혼의 성숙을 배워갈 수 있습니다. 남가주에서 비록 가을의 정취를 크게 느끼지 못하더라도, 우리의 마음은 충분히 가을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의 가을 속에서 드려지는 기도는 더욱 깊어지고, 성찰은 더욱 영글어 갈 것입니다.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이 계절, 자연의 가을보다 더 귀한 마음의 가을을 맞이하여, 하나님 앞에서 겸허히 기도하고 성찰하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2025년 9월 21일 박일룡 목사  
    2025.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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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2
    손을 잡아 주는 아들이 있어서 든든했습니다
    손을 잡아 주는 아들이 있어서 든든했습니다 늘 휴가 기간에는 아내와 함께하거나 가족들이 다 같이 여행을 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특별히 아들과 단둘이 캠핑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장성한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제게는 큰 든든함이 되었습니다. 캠핑 준비를 하면서도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캠핑장 예약과 렌트카 비용은 제가 부담했지만, 음식과 기타 비용은 아들에게 맡겼습니다.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었지만, 무엇보다 아들과 함께 나누는 책임감 있는 동행이 기뻤습니다. 캠핑 내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하이킹을 하고, 같이 음식을 해 먹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런 순간이 제게는 큰 선물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다시 이런 기회를 갖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이번 여행은 앞으로 오래도록 둘만의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잊을 수 없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여행 마지막 날, 제가 계곡 물가에서 발을 헛디뎌 미끄러져 빠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조금만 더 흘러내려갔더라면 폭포로 떨어질 수 있는 아주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들이 달려와 제 손을 붙잡아 주었고, 그 덕분에 다시 나올 수 있었습니다. “만약 그곳에 아들이 없었다면…” 하는 생각만 해도 아찔하고 끔찍합니다. 그동안 늘 제가 아들의 손을 잡아주고 이끌어 온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오히려 아들의 손을 의지해야 하는 나이가 되었음을 깨닫습니다. 우리 인생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혼자 설 수 없습니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빠져나올 수 없는 급류와 같은 상황에 휩쓸릴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때 우리와 함께하시며 손을 잡아 주시는 하나님이 계십니다. 스바냐 선지자는 이렇게 선포합니다.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너의 가운데 계시니그는 구원을 베푸실 전능자시라그가 너로 인하여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며너를 잠잠히 사랑하시며즐거이 부르며 기뻐하시리로다” (스바냐 3:17) 아들의 팔보다 더 강하신 여호와께서 우리를 수렁에서 건져 주십니다. 그분은 오늘도 우리와 함께하시며, 잠잠히 사랑하시고, 기쁨으로 우리를 안아 주십니다. 오늘 하루도 하나님의 그 놀라운 임재와 사랑을 깊이 경험하는 은혜가 있기를 소망합니다. 2025년 9월 14일 박일룡 목사
    2025.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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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1
    사진으로 다 담을 수 없어 마음에 담아 오다
    사진으로 다 담을 수 없어 마음에 담아 오다대학 시절, 여학생들과 미팅을 할 때 선배들이 종종 하던 말이 있었습니다. 바로 ‘조명발을 조심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대학가 분위기 있는 어두운 카페에서, 탁자 위 핑크빛 조명에 얼굴이 불그스름하게 비치면 20대 초반의 여학생들이 누구나 예뻐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지요.세월이 흘러 디지털 카메라와 포토샵이 발전하자, 사람들은 ‘사진발’을 조심하라고 말했습니다. 어떤 각도에서 찍느냐, 어떻게 보정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와 모습을 연출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화장 기술이 발달하면서는 ‘화장발’이라는 말도 생겼습니다. 화장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또 화장을 지운 후의 모습에 따라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보이곤 하지요. 소셜미디어를 통해 종종 올라오는 영상에서 우리는 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조명발이든, 사진발이든, 화장발이든 — 모두 사람의 노력으로 실제보다 더 나아 보이게 만드는 결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그런데 이번 여행을 하면서 다시금 깨달은 것은, 대자연의 아름다움은 어떤 기술과 노력으로도 다 담을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사진을 잘 찍으려 해도, 그 장엄함과 웅장함, 아름다움은 카메라에 다 담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진을 찍고 나면 늘 아쉬움이 남습니다. "저 놀라운 풍경을 어떻게 다 담아낼 수 있겠는가!" 하는 마음만 깊어집니다.사람의 이야기로도, 그림으로도, 사진 기술로도, 그 어떤 위대한 예술가라 할지라도 자연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온전히 표현할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의 작품은 그만큼 크고 장엄하며, 영광스럽기 때문입니다. 그 하나님 앞에서 우리는 너무나 유한하고 부족한 존재일 수밖에 없습니다.그러나 놀라운 사실은, 하나님께서 이 모든 만물을 우리를 위해 지으셨다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삼아 주셨습니다. 그리고 장차 이 모든 만물과 역사를 새롭게 창조하시어 우리가 영원히 거할 새 하늘과 새 땅을 예비하고 계십니다. 지금도 하나님은 우리를 그분의 걸작품으로 빚어 가고 계십니다.이번 여행을 통해, 사진으로 다 담을 수 없는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조금이나마 제 마음에 담아올 수 있었음에 감사드립니다.2025년 9월 7일 박일룡 목사 
    2025.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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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0
    선한 것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애씀이 필요합니다
    선한 것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애씀이 필요합니다 서정주 시인의 *「국화꽃 옆에서」*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한 송이의 꽃을 피우기 위해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그렇게 울었나 보다 국화 한 송이가 피어나기까지 밤과 낮을 지나온 자연의 모든 과정이 마치 그 꽃을 위한 애씀처럼 느껴집니다. 우리의 삶도 그렇습니다. 사람이 무너지고 잘못된 길로 가는 데는 큰 수고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선한 것을 이루고 아름다운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반드시 애씀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더 정직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더 나은 삶을 만들기 위해서, 자녀를 믿음으로 양육하기 위해서, 사랑하는 부부 관계를 지켜가기 위해서 우리는 끊임없이 마음을 쓰고 힘써야 합니다. 지난 월요일, 한 젊은 일꾼이 목사로 임직하는 귀한 자리에 함께했습니다. 요즘 세상에서 목사의 길은 결코 장밋빛 미래가 약속된 길이 아닙니다. 사람들의 평가 속에서, 크지 않은 보상 속에서, 사역의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 길입니다. 그럼에도 자신의 삶을 주님께 드리며 헌신하기로 결단한 것은 참으로 귀하고 아름다운 일입니다. 임직식에 부모님이나 가족은 함께하지 못했지만, 교역자들과 장로님들, 권사님들, 그리고 중고등부 학생들과 성도들이 함께하여 큰 위로와 격려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신실한 목사로 서 가는 일은 혼자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합니다. 부모님의 기도, 가족의 조력, 그리고 무엇보다도 교회 공동체의 기도와 존중, 격려와 세워줌이 필요합니다. 노회 목사님들이 전해 주신 설교와 축사, 권면 속에는 한 영혼을 세우는 일의 귀함과 함께 그 길을 걸어가는 자에 대한 연민과 기도가 담겨 있었습니다. 목회자의 길을 간다는 것은 그저 우연히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라, 누군가의 눈물과 기도, 공동체의 애씀과 헌신이 함께할 때 가능한 것입니다. 한 영혼을 세우는 일, 한 사람을 주님의 종으로 세우는 일은 반드시 애씀을 필요로 합니다. 소쩍새의 울음과 천둥과 먹구름을 지나야 국화꽃이 피듯, 우리의 수고와 기도가 쌓여야 선한 열매가 맺힙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선한 것을 이루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계속 애써 나아가면 좋겠습니다.그 길에서 주께서 우리의 수고를 기억하시고, 우리의 소원을 아름답게 이루어 주실 것입니다. 2025년 8월 31일 박일룡 목사
    2025.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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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9
    부모세대와 자녀세대, 영어권과 한어권이 하나되는 교회
    부모세대와 자녀세대, 영어권과 한어권이 하나되는 교회 이민 교회의 고령화는 저희 교회에도 중요한 과제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제직회 때 제직 은퇴 연령에 구애 받지 않고,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봉사와 직분을 감당하자는 의견을 함께 나누고 실천해 가기로 결의했습니다. 단순히 고령화를 대비하는 것 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를 세우고 신앙을 전수하는 일도 이민 교회가 반드시 감당해야 할 사명입니다. 작년부터 토요 한국학교를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한국어와 문화를 가르치는 것이 목적이지만, 그 이상으로 부모 세대, 조부모 세대, 자녀 세대가 함께 참여하고 섬길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한국학교는 세대가 함께 어우러져 배우고, 교제하며, 사역할 수 있는 귀한 터전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 학기에는 30여 명의 학생이 등록했고,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젊은 가정들도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전도의 기회도 열리고 있습니다. 토요일마다 아이들과 부모, 조부모들로 교회가 북적이며 활기가 넘치는 모습이 큰 기쁨입니다. 또 한 가지, 영어권과 한어권이 함께할 수 있는 사역으로 단기선교만큼 좋은 기회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비교적 비용이 적게 들면서도 의미 있는 사역 경험을 할 수 있는 지역, 과테말라를 선정해 기도하며 준비했습니다. 특별히 제 마음에 있었던 가장 큰 기도 제목은 영어권 성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VBS와 학교 사역을 주도해 가는 것이었습니다. 데이빗 목사님께도 계속 독려를 부탁드렸지만, 신청 마감 직전까지도 확답하는 영어권 인원은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조급하기도 했습니다. 마침 EC 식사 교제가 있는 자리에 함께하며 여러 청년들에게 직접 도전할 기회가 있었고, 결국 7명의 영어권 청년들이 참여를 결심했습니다. 무엇보다 그중 대부분이 신앙적으로도 모범적인 친구들이라 큰 기쁨과 감사가 있었습니다. 매일 사역을 마치고 가진 평가 모임은 은혜와 감동, 웃음으로 가득했습니다. 함께 일하고, 함께 나누고, 함께 먹고 마시면서 우리는 한 교회, 한 가족임을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통성 기도 시간에 영어권 청년들이 더 크게, 더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을 보며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들의 기도를 통해 다음 세대에 대한 소망을 보았습니다. 앞으로도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가, 영어권과 한어권이 한 가족처럼 친밀하게 연합하여 주님의 일을 함께 감당하는 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이 모든 일에 저희를 사용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2025년 8월 24일 박일룡 목사
    2025.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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